일상/2022 Daily Log

독후감 -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김뀨리 2022. 2. 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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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북리뷰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되는 요즘, 우리말로 좋은 말은 없을까? 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독후감.

초등학생 시절의 방학 숙제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래서 약간의 부정적인 단어가 있나..? ㅎ) 옛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단어를 골라보았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8978199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 YES24

대체, 행성이란 무엇인가천문학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명왕성은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 회의에서 행성 지위를 박탈당하고 왜소행성으로 강등되었다. 전 세계인들, 특히 우주를 꿈꾸는 많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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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독서모임 책은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였다. 

독서모임 발제와 답변을 먼저 공유하고 독후감을 이어나가겠다.

  1.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 중 사실과 달랐던 경험이 있었나요?
    • 딱히 기억에 남는 또는 기억나는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이 없네요
    • 지금 생각나는 답변
      • 그렇지만 사실과 달랐으면 그 순간엔 작은 충격을 받지 않을까요. 누군가는 이 경험으로 인생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아요.
  2. 여러분이 천문학자라면? 아직 부족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발표한다 vs 다른 사람이 가로챌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검토한다
    • 후자! 다른 사람이 가로챌 수도 있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검토한다.
    • 이유는? 먼저 발표했다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내 발표가 진실이 아닌 게 증명이 된다면요? 그런 상황을 감당하기 싫어서 저에게 확신이 생길 때까지 검토한 다음 발표를 할 것 같아요
  3. 읽으며 흥미로웠던 부분을 나눠요! (천문학자의 삶, 우주에 관한 생각 등)
    • 천문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천문학자인데 코딩 저보다 더 잘할 것 같은 거 실화? 
    • 우주에 대한 책을 읽었더니 제 세상이 정말 한 없이 방대한 세계의 작은 점 하나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 책은 마이크 브라운이라는 천문학자가 자신의 연구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자서전 같은 느낌도 살짝 나지만 저자는 본인의 성과에 대해 상당히 객관적이라 내가 짱이야! 내가 최고야!! 너도 이렇게 해봐! 등의 독자에게 과한 자신감 같은걸 주진 않는다. 그래서 편히 읽을 수 있었다. 

 

명왕성은 2006년에 행성의 지위를 박탈하고 왜소 행성으로 강등되었다. 2006년이라면 내가 막 중학생이 되었을 때인데 아직 내게는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 깊게 자리하고 있는 걸 보아 내가 학생 시절 교육과정 안에서는 명왕성을 행성이라고 배웠던 듯하다. 그리고 그게 정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아니면 내가 명왕성이 이제 제외된다고 배웠는데 잊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 당시의 나에게는 명왕성이 왜소 행성이 된 게 중요했을까? 아마 얼굴에 난 뾰루지와 이걸 바르면 하얘진대! 하는 선크림이 더 중요했을 것 같다. 

천문학이라는 것에 대해 깊게는 잘 모르니 만일 내가 성인이 된 지금 '명왕성이 이제 행성이 아니래!' 하는 발표가 나왔더라도 "아 그래?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을 수 있다. 

나에게 있어 천문학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하지 않은지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예시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천문학자의 삶을 조금은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저자 또한 천문학에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 저자는 달에 가기 위한 새턴 로켓을 제작하던 마을인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어릴 때부터 우주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저자도 별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자는 일생동안 어떻게 별을, 행성을 찾아서 왔는지를 책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지금도 발전된 기술로 아직 발견을 기다리고 있는 별과 행성들을 찾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명왕성을 퇴출시키기 전 몇 가지 소행성들을 발견했다. 

별을 발견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망원경으로 사진을 찍고 그렇게 찍은 수천 장의 사진을 눈으로 볼 수 없으니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별을 찾도록 만들었다. 

이 부분에서 코딩은 적절한 수단으로써 사용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나는 코딩을 무슨 수단으로 쓰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표현하는 방식일 뿐 무엇을 표현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 '행성'인가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저자였다. 당연하게 알고 있던 것들이 왜 그런지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었는데, 사람의 인식과 판단에 대해 정확한 근거를 문장으로써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느꼈다.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런 점이 책을 편안하게 읽도록 만들어 준 것 같다.

우주에 관한 책을 읽는다면 주로 SF 소설류를 읽었던 나에게 우주와 행성, 천문학에 대해 본질적인 것들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좋은 책을 읽게 해 준 한장해 독서모임 멤버인 '영'에게 감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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